[서평 201915] 제주도에서 한 번 살아볼까?

제주에서 살아가는 방송작가의 에세이를 읽었다. 고단 했던 삶을 잠시 쉬기 위해 제주행을 택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잔잔히 그려낸다. 제주의 특성,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가 솔깃하다.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제주는 정말 살아가기 좋은 곳일까? 

 

솔직히 이 책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책이다. 그냥 사는 이야기를 적어 나간 에세이를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모두가 각자의 삶이 있고, 살아가고,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 저 책을 읽으면서 아 이 사람은 이렇게 살아가고? 나는 이렇게 살아가는구나.. 뭐 이 정도 생각이 전부다. 특별한 삶이 과연 존재할까? 저렇게 살아가면 성공적인 삶일까?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기도 했다. 

 

어쩌면 내가 너무 재미를 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고 반성을 해본다. 영화, 드라마, 예능 등 TV 스크린에 비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은 재밌으면서도 삶에 대한 철학을 느끼는데 필요한 것 같다. 한동안은 정형돈, 이수근이 출연한 TV 프로그램은 일부러 피했다. 약삭빠른 정형돈은 아프다는 핑계로 [무한도전]을 하차했고, 이수근은 도박인지 뭔지 해서 논란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가니 이런 논란을 만드는 것도 불편한 것 같다. (그리고, 예능, 드라마 자체를 잘 보지 않는다)

 

제주도에 한 번 살아볼까?를 읽으면서 예상되었던 불편한 현실은 여지없이 찾아왔다. 불편함은 도시의 삶과 정반대인 삶은 의미한다. 뭐든 혼자 해내야 하는 서울토박이 김지은 작가는 방송작가의 삶을 버리고 무작정? 제주의 삶을 경험하러 간다. 다른 건 몰라도 추진력 하나는 인정할만한 인물이란 생각이라 들었다. 

 

버릴 거 버리고, 제주로 간다고? 주변 지인과 가족들이 만류할 틈도 주지 않고 제주로 떠난 그녀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고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된다. 제주 생활은 1부터 100까지를 잠시 훔쳐보며, 제주살이에 대한 애증의 눈물을 흘려본다. 책 말미에 "초보 제주 이주민 탈출을 위한 꿀팁"과 중간중간에 나오는 시장 정보나 제주 살이 정보는 생활은 물론 여행정보로 활용해도 좋을 정보들이 많았다. 

 

제주를 여행의 대상이 아닌 정착 생활의 대상으로 유용한 책은 처음인 것 같다. 당장 이 책처럼 움직이고, 생각한다면 제주 생활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제주 여행에서의 제주 생활 이야기를 이렇게 끝내고 다시 굿바이 제주다.